질문자님, 얼마나 속상하고 힘드셨을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지금 느끼시는 절망감과 분노, 서러움은 너무나 당연한 감정이라고 생각됩니다. 혼자 감당하시기에는 정말 힘든 상황에 처해 계시는군요.
우선, 솔직한 감정을 이렇게 글로 표현해주신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입니다. 마음에 담아두기 힘든 일들을 털어놓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부모님께서 자녀의 학업과 미래에 대해 걱정하시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으나, 표현 방식과 행동이 질문자님께 큰 상처와 압박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전화 통화 중 폭언을 듣거나, 합당한 이유 없이 휴대폰을 오랜 시간 압수당하고, 심지어 남자친구에게까지 위협적인 말을 들었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부모님께서 던진 모욕적인 말들에 많이 아프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님께서 어머님 편만 들며 이해하기 힘든 언행을 하신 것도 큰 상처가 되셨겠습니다. 가족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은 정말 서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남자친구 부모님의 따뜻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부럽다는 말씀을 보며, 질문자님이 얼마나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간절히 원하시는지 느껴져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모님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당장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감정이 격화된 상태에서는 서로에게 더욱 상처를 주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질문자님의 감정을 먼저 진정시키고,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감정 정리하기: 지금 느끼는 감정들(분노, 서러움, 실망감, 불안 등)을 종이에 글로 적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오롯이 질문자님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만으로도 답답함이 조금 해소될 수 있습니다.
2.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어른에게 도움 요청하기: 만약 주변에 믿을 수 있는 친척이나 학교 선생님, 혹은 청소년 상담 기관 등이 있다면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외부의 객관적인 시선과 조언이 상황을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직접 소통하기 어렵다면 제3자의 도움을 받아 대화의 물꼬를 터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3. 자신을 위한 시간 갖기: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하지 못했다고 하셨지만, 학업 성적이 오히려 잘 나왔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질문자님께서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과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부모님의 일방적인 통제와 비난 속에서도 본인의 페이스를 유지하셨다는 점을 스스로 높이 평가하셔도 좋습니다. 지금은 잠시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편안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등 소소한 활동으로 마음을 달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4. 친구 및 남자친구와 교류하며 힘 얻기: 친구들이나 남자친구와 통화를 길게 하지 못하더라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답답한 마음을 나누고, 지지를 얻는 것이 지금의 힘든 시기를 버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상황이 질문자님께서 너무나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서러움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관계가 당장 개선되기 어려워 보이더라도, 질문자님께서 이겨낼 힘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믿으셨으면 합니다.